후유키시. 해가지고 어둠이 시 전체를 덮게되면 번화가가 위치한 신시가지는 네온사인의 불빛으로 아주 환하지만 주택가가 위치한 지역은 간간히 들어선 가로등 불빛만이 드문드문 보일뿐이다. 그리고 주택가 근처 공원. 한명의 여성이 무언가에게 쫓기고 있었다.
허리까리 내려오는 긴 은발에 붉은 눈을 가진 미녀. 그녀의 표정은 미지에 대한 공포가 가득해보였다. 계속 불안한듯 뒤를 바라보며 뛰는 그녀의 주변에는 지나가는 행인조차 없었다.
'여긴 어디지?' '난 무엇에 쫓기고 있는건가?' 지금 그녀가 품은 의문은 두가지였다.
사실 그녀는 이 두가지 의문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 그녀가 도망치는데에만 신경을 쓰느라 인식을 못하고 있을뿐.....
'아이리스필 폰 아인츠베른'
이것이 그녀의 이름이었다. 후유키시의 성배전쟁의 틀을 만든 시작의 3가문 '토오사카' '마토'
'아인츠베른' 이 세가문중 아인츠베른 소속의 인간...아니 호문클루스였다. 사실 그녀는 오래전 이곳 후유키시에 온적이 있었다. 지금은 10년도 더된 옛날에 이루어진 제4차 성배전쟁. 그녀는 4번째 성배전쟁을 위해 준비된 '소성배'였으며 제4차 성배전쟁 말미에 그 목적을 달성하며 부숴졌을터....그런 그녀가 왜 다시금 성배전쟁이 일어난 땅에 있는것인가는 그녀자신도 알지 못했다. 이것이 그녀가 품은 첫번째 의문 '여긴 어디지?'에 대한 대답이다.
그녀가 품은 두번째 의문. '난 무엇에 쫓기고 있는건가?'
여기에 대한 대답은 '서번트'이다. 지금 그녀를 쫓고 있는건 명백히 '서번트'의 기운이다. 그런데 그녀에게서도 그녀를 쫓고 있는 존재와 동일한...아니 약간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진다는 점이 이상했다.
'대체...왜 서번트의 기운이...? 다시 성배전쟁이 일어나려고 하는거야?'
숨이 턱까지 차올랐지만 그래도 뛸수밖에 없다. 안그러면 자신은 알수 없는 서번트에게 살해 당하리라.....
주택가 인근 공원까지 뛰어왔다. 탁트인 공간인 공원에는 숨을곳이 없다. 하지만 그녀를 노리는 서번트 역시 숨을곳은 없으리라.... 물론 여기로 적을 유인할 생각은 없었다. 좀더 멀리 도망가지 않으면 안되었으나 그녀는 다리에 힘이 풀려 공원바닥에 넘어졌다. 계속 달려온 탓에 다리가 아프다. 하지만 여기서 멈춰서는 안된다. 그녀는 힘겹게 몸을 일으킨다.
"하아 하아....으윽 벌써 도착한건가?"
그녀의 뒤를 따라 아주 경쾌한 움직임으로 공원에 도착한건 검은 안개덩어리였다. 자연적이 아닌 뭔가 모종의 방법으로 생성된듯한 아주 불길하고 어두운 검은 안개덩어리.....
얼마뒤 그 안개덩어리가 사라졌다. 그리고 나온건 10살이 될까말까한 어린 여자아이였다.
아이리스필은 그걸 보고 내심 충격을 먹었다. 저런 어린 여자아이가 서번트라니.....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아인츠베른 본성에 두고온 자신의 딸아이의 모습을 자신을 죽이기위해 온 여자아이에게 덮어 씌우고 있었다.
여자아이는 잿빛 단발머리에 얼굴에는 흉터자국이 그리고 여자아이에게는 좀 이른듯한 노출도가 많은 복장을 입고 있었다. 표정은 무표정. 그 표정에서 읽어낼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그여자아이가 입을 연다.
"이제 숨바꼭질은 끝이야. 우리들에게서 도망칠수는 없어."
뭔가 이상하다. 지금 아이리스필의 눈앞에는 여자이아 하나밖에 없다. 근데 그 여자아이는 자신을 '나'라고 호칭하지 않고 '우리들'이라고 호칭하고 있다. 뭔가 묘한 느낌이 드는 말투.
그나이대의 소녀에게서 볼수 없는 사무적이고 기계적인 말투. 그래도 목소리는 귀여운축에 들었다. 그렇게 소녀는 아이리스필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아이리스필은 도망치려고 했으나 다리가 몸이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지금의 그녀에게는 힘겹게 일어서는게 고작이다. 더이상 도망칠 체력은 남아있지 않았다.
'아직...여기서 죽을수는 없어...내가...이미 목표를 달성하여 부서져버린 '소성배'인 내가 다시살아난건 뭔가 이유가 있을거야. 그걸 알아내기 전까지는 죽을수 없어... 그리고....'
그녀는 머릿속으로 어린딸을 떠올렸다. 다시 한번 만나고싶다고 마음속으로 외쳤다. 그리고 그녀는 은으로 된 실을 꺼내어 반격을 개시했다. 은사로 만들어진 거대한 새. 그 새가 소녀에게로 날아들었다.
"!"
하지만 소녀는 아주 간단하게 들고 있던 양손 단검만으로 그 새를 찢어발겼다. 아이리스필이 날려보낸 은사로 된 새 '슈토르히 릿터'는 사실 미끼였다. 그녀는 여분의 실을 준비하여 그걸로
소녀를 포박하는데 성공했다. 그후 있는힘껏 잡아당겨 근처의 나무에다가 강하게 동여멨다.
"자 네가 누구인지 알려주실까?"
"아...파...엄...마.....아..픈거는....싫어...."
"!"
소녀는 포박된 상태에서 아프다며 엄마를 부르고 있었다. 그순간 아이리스필은 소녀에게 자신의 딸의 모습을 덧씌우는 실수를 해버렸다. 아니 이걸 실수라 불러야 되는걸까...? 아이리스필은 한사람의 마술사이기 이전에 한사람의 엄마였다. 엄마를 부르는 아이에게 자신의 딸을 투영하는 것을 실수라 불러야하는지는 둘째치고 그덕에 포박이 느슨해졌고 소녀는 아주 쉽게 은사를 끊고 탈출했다.
"이런!"
"방금건 아팠어.... 더이상 시간끌면 엄마가 싫어할테니 바로 끝낼게."
"에...?"
소녀가 말한 엄마는 과연 누굴말하는걸까 적어도 소녀의 친엄마는 아닐터. 왜냐면 그녀는 서번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건 소녀의 마스터를 말하는게 아닐까
그리고 소녀는 바로 덤벼들어 아이리스필의 목을 향해 오로지 살상만을 위해 디자인된 유려한 쌍수단검을 휘두른다.
'싫어....여기서 죽고싶지 않아.... 난 여기서 할일이 남아있어....다시...다시 이리야를 만나고싶어....그사람을.,....만나고 싶어.....'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BGM 스타트]
순간적으로 그녀는 머릿속으로 딸과 남편을 떠올렸다. 그리고 아직 그 두사람을 만나지도 못했는데 죽을수 없다는듯 필사적으로 외쳤다. 그런 그녀의 외침이 하늘에 닿은것일까......
그녀를 중심으로 강렬한 빛이 사방으로 터져 나간다. 그리고 그 빛은 아이리스필의 목숨을 노리는 소녀도 같이 삼켜버렸다.
빛이 사라진후 그녀앞에 선것은 한명의 사내였다. 붉은 색 외투와 후드. 검은색의 갑옷과 두건.
어째선지 이남자를 처음 본건데도 아이리스필은 낯설지가 않았다. 그녀는 눈물맺힌 눈을 크게 뜨며 지금 자신앞에 선 사내를 쳐다본다. 뭔가 익숙하다. 이 남자를 언제 어디서인가 본적이 있는거같다. 설마.....
"....당신.....키리츠...구...야?"
"..."
사내는 묵묵부답이다. 그리고 자신의 앞에 선 적만을 보고 있었다. 달려드는 소녀는 앙칼진 고함을 지르며 사내에게로 육박해온다.
"이야아아아아앗!"
"...."
카앙!
소녀가 휘두른 오른손의 단검을 어느샌가 꺼낸 군용대검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튕겨내며 바로 소녀의 왼손에 들린 단검도 막아낸다.
카앙!
"!"
소녀는 뒤로 물러섰다 다시 덤벼든다. 그 나이대의 소녀에 어울리지 않는 아주 노련한 칼놀림.
그것은 아주 오랜기간동안 단검을 다루지 않으면 얻지 못하는 기량이었다.
한편 정체 모를 사내의 기량또한 뛰어났다. 그의 군용대검을 휘두르는 모습에는 낭비가 없다. 군더더기 없는...아주 효율적으로 적을 상대하는 칼놀림.
카캉! 까앙! 카카칵!
그렇게 계속 둘은 아주 무시무시한 속도로 검격을 주고 받는다. 하지만 그 어느쪽도 상처를 입고 있는거 같지는 않아보였다. 방금전 까지 목숨을 노려졌던 아이리스필 조차 그 둘의 검격을 말없이 계속 바라볼 뿐.
소녀는 말없이 다리를 사용하는등 눈앞의 상대를 쓰러트리기 위해 체술도 마다하지않고 쓴다. 하지만 소녀의 공격은 소녀보다 덩치가 큰 사내에 의해 막힌다. 그런식으로 공방을 주고 받는다. 하지만 이윽고 그 지루한 공방도 끝나게 된다.
드르르르륵!!!
사내가 품에서 뭔가를 꺼내 쏜다. 검은색의 길다란 금속 막대. 손잡이와 방아쇠 그리고 탄창이 달린 그것은 총이었다. 캘리코 기관단총.
기관단총에서 쏘아진 총알은 소녀를 노리고 날아가나 소녀도 일단은 서번트. 아주 가벼운 몸놀림으로 그 총알을 모조리 피해낸다.
소녀는 좀 떨어진곳에 멈춰서서 사내쪽을 살피고 있었다. 아직도 더 싸울 생각인건가....
사내는 총을 들고 사격 자세를 취한채 아무 미동도 없다. 총구에서는 아직도 연기가 난다.
사내의 발치에는 황동 탄피가 떨어져있었으나 얼마후 마치 눈녹듯이 사라졌다.
소녀는 다시 자세를 가다듬는다. 그걸 감지했나 사내도 총을 거둬들이고 다시 군용대검을 고쳐쥔다.
[돌아와 잭.]
소녀의 뇌리속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젊은 여성의 목소리. 혹시 소녀의 마스터인걸까? 소녀를 '잭'이라는 남성형 이름으로 부른 여성의 목소리가 소녀의 뇌리속에 다시 울려퍼진다.
[지금 어디있는거야? 뭔가 느낌이 이상해 얼른 돌아와 줘.]
소녀는 검을 거둬들인다. 의외로 소녀가 순순히 공격을 포기하자 사내도 조금 당황한듯 하다.
"당신 운좋네? 우리들에게 발견되고도 무사하다니....엄마가 부르니 이만 돌아가야겠어. 하지만...다음번에 만나면 꼭 죽일거야."
소녀는 다시 검은 안개로 몸을 감추고는 폴짝 뛰어오르더니 사라진다. 사내는 군용대검도 다시 갈무리하고 후드와 입을 가린 두건을벗고 돌아선다. 그모습. 그건 아이리스필도 알고 있는 모습이었다. 머리색과 피부색이 다르긴 해도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를 못알아볼리는 없다.
"키...키리츠구...."
"아이리...."
아이리스필은 자신을 애칭으로 불러주는 남편의 품에 안겨 펑펑 울었다. 계속 목숨이 노려지는 긴장된 상황에서 긴장이 풀리자 반사적으로 참았던 눈물이 터져나온것이었다.
그녀의 서번트이자 남편인 서번트 어쌔신은 말없이 자신의 마스터이자 아내를 꼭 안아주었다.
그렇게 한참 부둥켜 안고 있던 두사람은 아이리스필이 안정되자 공원 근처 벤치에 앉아있었다. 두사람은 제4차 성배전쟁 이후 오랜만에 만나는것이다. 당연히 서로 하고싶은 말이 많을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들은 뒤로 미뤄두고 일단 현재 상황에 대해서 정리하기로 했다.
"여긴 대체...그리고 무엇보다 놀란건 당신이 서번트로 현계했다는거야. 나도...서번트인거같은데 대체 이건 뭘까?"
아이리스필의 양 손등에는 각기 다른 문양의 령주가 새겨져 있었다. 아이리스필은 마스터이자 서번트 캐스터로서 이 세계에 현계한거같았다. 한사람의 마술사가 마스터 겸 서번트가 된다는것. 이건 원래 후유키 시의 성배전쟁에서는 일어날수 없는 것이다. 두사람은 후유키시의 대성배가 파괴된것을 몰랐지만 자신들을 현계시킨 성배가 자신들이 알던 것과는 크게 다르다는것 쯤은 눈치채고 있었다.
"이번 성배는....확실히 이상해. 앞으로 조사해봐야 알겠지만...그래도 일단 아이리를 만나서 다행이야. 그런데 아이리도 서번트라면...클래스는 뭐지?"
"아...난 캐스터. 그러는 키리츠구는 어쌔신이었던가?"
"아...그런거 같아."
"저기...이리야는....잘지낼까...?"
아이리스필은 딸이야기를 꺼냈다. 키리츠구는 말없이 그냥 허공을 쳐다보고있을뿐....
"미안...아이리...나도 4차 성배전쟁이 끝난후 이리야를 만나본적이 없어..."
"아...그렇구나...그럼 나중에 좀 안정되면 이리야를 만나러가지 않을래?"
"그래...그래야겠지."
그리고 그후 두사람은 그동안 못다했던 이야기를 나눴다. 아무도 없는 공원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두사람은 키리츠구의 복장만 빼면 그냥 밤에 밀회를 가지는 젊은 커플들과 별반 다를게 없었다.
"그나저나 우리는 어디서 지내야 되?"
"음...확실히 그것도 그렇군...."
"아인츠베른 성은.....어때?"
"그거보다는 우리집으로 가는게 어때? 뭐...거기에는 그녀석도 있겠지만..."
"그녀석? 누구야? 혹시...키리츠구...나몰래 다른 여자랑 바람피워서 자식까지 본거야?"
"아..아냐 아이리...."
아이리스필은 미소를 지으며 키리츠구에게 질문을 던졌으나 키리츠구에게 있어 그 미소는 정말이지 엄청나게 무서운 박력을 가지고 있었다. 한편 에미야 저택에서는.....
"흐흐흥~♪"
"...."
에미야 시로는 텔레비전을 켜놓고 거실에 앉아있엇으나 그의 의식은 저멀리 욕탕에 들어가있는 서번트에게 가있었다. 그도 일단은 건장한 청년. 이성에게 관심이 가는건 당연하다. 비록 그것이 서번트일지라도.....
'진정하자 진정하자 진정하자'
계속 마음속으로 '진정하자'를 외치며 텔레비전로 눈길을 돌리지만 전혀 머리속으로 안들어온다. 그의 서번트 랜서. 진명은 아르토리아 팬드래건. 즉 아서왕이다. 그는 지난 제5차 성배전쟁에서 세이버 클래스의 아서왕을 소환한적이 있었다. 이번에도 동일인물을 소환했을터...지만 외견부터가 너무 달랐다. 세이버 클래스의 아서왕보다 전체적으로 신장도 커졌고 무엇보다...가슴이 커졌다. 그덕에 에미야 시로는 자신의 서번트를 바로 쳐다보는것조차 힘들정도였다.
"뭐야 거실에 있었나 목욕은 끝마쳤다. 마스터. 들어가도 좋다고?"
"아 랜서 목욕다했......으어어억?!"
에미야 시로가 저런 반응을 보이는것도 당연하다. 왜냐면 랜서는 지금 막 목욕마치고 나온 상태 그대로였다. 그래도 목욕타월로 몸은 가렸으나 오히려 그 행위가 에로도를 더욱 높이고 있었다. 지금 자신의 상태를 아는건가 모르는건가 랜서는 허리를 굽혀 가슴을 노출하면서 에미야 시로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그런 마스터의 상태를 보자 상황을 이해한듯 미묘한 웃음을 짓는다.
"호오....? 마스터...지금 내 몸을 바라보고 있는건가...? 뭐 마스터도 그럴 나이니까 말이지...정 뭣하면 이 천은 벗어도 상관없다만....?"
"뭐....뭣...?! 무슨 소리하는 거야 랜서!!"
얼굴이 홍당무가 된채로 고개를 홰홰 젓는 마스터를 보며 랜서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좀더 놀려줄까....하던 차에 이 저택에 서번트가 침입하는 기척을 감지....기척은 하나였다. 바로 표정을 진지하게 바꾸는 랜서.
"마스터 좀더 장난치고 싶었다만...그건 뒤로 미루지. 이 저택에 서번트가 침입한듯하다."
"장난이라니...랜서...에...뭐? 서번트?"
"그래...이거참 재밌어졌구만 아직 성배전쟁이 시작된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이렇게 대담한짓을 해주다니...."
"...다른건 다 괜찮은데 일단 옷부터 제대로 입어라 좀...."
랜서는 목욕 타월만 두른 상태로 무기인 랜스를 들고 조용히 침입자를 기다렸다.
'서번트라고...? 클래스는 뭐지?'
에미야 시로 또한 잔뜩 긴장한 상태로 간장막야를 투영해 양손에 들고 조용히 침입자를 기다렸다. 얼마뒤....
둘은 동시에 마당으로 뛰쳐 나갔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건 아이리스필과 키리츠구였다. 그걸 본 에미야 시로는 깜짝놀랐다. 서번트가 자신의 양아버지인 키리츠구였기 때문이다.
"아.....아버지....?"
"...시로 오랜만이구나...근데...뒤에 있는 여자는 누구냐?"
성배전쟁에 참가하는 마스터와 서번트로 재회한 두 부자사이에 침묵이 오갔다. 그때서야 에미야 시로는 지금 이상황의 심각함을 이해했다. 양아버지와 같이온 여성은 누군지 모르겠으나 문제는 랜서는 지금 알몸에 목욕타월만 두르고 있다는 것. 그리고 누가봐도 딱 오해하기 좋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에미야 시로는 그저 망연히 허공을 바라볼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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