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토에 괴이한 벚나무가 생긴지 대략 2주일정도가 지났다. 그러나 아인 츠바이 그 어느팀에서도 먼저 이 벚나무에 도전을 하려들지 않았다. 아직 불명확한 점이 엄청 많았기 때문이다. 만일 돌입해서 큰 손해라도 입는다면 그 이후 있을 상대진영의 습격에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저 벚나무에 안들어가는 것도 좀 뭣했다. 저 벚나무는 원래 그곳에 있어야할 것이 아니다. 저런게 계속 신토에 있다면 후유키 시 자체에 무언가 악영향을 끼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물론 그런것을 모르는 로드 엘멜로이 2세가 아니었으나 역시 아인팀만으로는 조금 버거웠다.
그가 생각한것은 츠바이팀과의 한시적인 동맹이었다. 츠바이팀과는 어떻게든 싸울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싸우기에 앞서 그 벚나무부터 어떻게 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성당교회도 저 벚나무에 대해서는 경계를 하는 것같고 벚나무가 처리되지 않는한 성배전쟁이 재개될거같지 않은것도 문제였다.
아인팀만으로는 혹은 츠바이팀만으로는 벚나무 공략전에 무리가 있다. 만일 두팀이 같은 생각이라면 한시적인 동맹을 맺고 협력하여 공략을 진행하는게 옳다.
"...문제는 츠바이팀의 생각이군...뭐 그전에 아군의 의견이 어떻는지도 알아봐야 하겠지만...."
로드 엘멜로이 2세는 달이 뜬 밤하늘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한편 츠바이팀의 리쿠도 레이카도 로드 엘멜로이 2세와 비슷한 고민을 하며 하늘을 바라다 보고 있었다. 그녀의 생각 또한 필요하다면 적인 아인팀과도 협력을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다만 좀 고압적인 리더를 설득할 일이 문제긴 했지만 말이다.
결국 로드 엘멜로이 2세 측에서 팀원들 몰래 리쿠도 레이카에게 서신을 보내 회담제의를 했다.
모이기로 한곳은 후유키 시 내의 어느 커피숍이었다. 먼저 로드 엘멜로이 2세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후 리쿠도 레이카 역시 커피숍에 도착했다. 그리고 본의 아니게 그 커피숍내의 모든 손님들의 이목을 끌었다. 어딘가 대학교수같아 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젊은 미인과 커피숍에 온걸 보고 손님들은 저마다 상상에 빠졌다.
"이거 놀랍군요. 설마 그쪽에서 먼저 회담을 제의해올줄이야..."
"서번트는 데려오지 않은게 확실하겠지?"
"예 물론이죠. 그러나 각 팀의 리더가 아닌 참모끼리의 회담이 무슨 의미가 있는거죠?"
"그래 확실히 팀의 리더가 없는 회담이 무슨 의미를 가지지는 않지. 다만 오늘은 앞으로의 벚나무 공략전에 대해 그쪽의 의견을 듣고 싶을뿐."
"호오...그러시군요."
둘사이에 묘한 침묵만이 감돌았다. 로드 엘멜로이 2세는 포스트잇 두장과 볼펜 두개를 끄집어내더니 그중 포스트잇 한장과 볼펜 하나를 리쿠도 레이카에게 건넸다. 리쿠도 레이카는 약간 의아해 했으나 그것을 받아들고는 설명을 요구하듯 로드 엘멜로이 2세를 쳐다보았다.
"이렇게 내 회담신청에 응해줬다는것은 츠바이팀도 신토의 벚나무 공략전에 대해서 나름대로 생각을 하고있다는걸로 봐도 되겠지? 지금 여기에 각자가 생각한바를 적어서 동시에 내보이는건 어떻겠나?"
"네 좋아요 그렇게 하도록 하죠."
그렇게 둘다 뭔가를 적더니 동시에 내었다. 그리고 그내용을 본 로드 엘멜로이 2세는 그럴줄 알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후후후...이거참 아이러니 하군 서로 적대시하는 팀의 참모들이 하는 생각이 동일할줄이야..."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베스트인 선택이죠."
둘다 포스트잇에서는 '한시적인 동맹 체결'이라고 적혀있었다. 일단 참모끼리는 의견이 합치한듯했다. 이건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어차피 두팀다 단독으로 도전하면 크던 작던 손실을 입게 된다. 여기에 적과 동맹을 맺어 벚나무를 해결한뒤에 원래의 관계로 돌아간다.
이렇게 하는게 상대의 전력에 대한 정보를 알수있기도 하고 여러모로 편했기 때문이다.
일단 두사람은 서로 동맹을 맺는것을 확정지었다. 아니 정확히는 그렇게 하기로 합의를 보았다고 하는게 정확할것이다. 아군과 리더를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 문제는 각자 아군과 리더를 설득하는 과정만 남았군."
"한가지 문제가 더 남았어요. 이 동맹이 공식적으로 심판측에 인정을 받느냐 받지 않느냐도 중요하죠."
"그거라면 심판역인 카렌 오르텐시아 수녀 앞에서 동맹조인식을 가지면 되지 않을까?"
"흠 그거 좋군요. 그럼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아 그러지 그럼 서로 좋은 소식이 있길."
그렇게 비밀리에 진행된 참모회담은 끝이 났다. 남은건 각자 아군과 리더를 설득하고 실제로 동맹을 맺는것뿐. 한편 에미야 저택에서는 아이리스필 키리츠구 에미야 시로 토오사카 린과 세이버 아쳐 그리고 이리야스필이 모여있었다. 뭔가 중대발표가 있는것같았다.
"에...일단 다들 모이라고 한것은 중대발표 때문이야."
"에...? 아이리스필씨 중대발표요...?"
"에이 시로도 참...어.머.니 라고 불러야지!"
"네...?"
"시로와 아쳐가 동일인물이라는 사실은 놀랐지만....그러니까 다시 말해 둘다 키리츠구의 아들이라는 거잖아? 그럼 내 아들이기도 해."
"쿨럭!"
물을 마시던 아쳐가 사레가 들린듯했다. 일단 에미야 시로랑 같은 취급을 당한데다가 갑자기 생각지도 못했던 어머니가 생겨버린거에 대한 반동일까....
"그러니까 이제부터 우리는 모두 가족인거야! 이야~ 나도 아들을 원했었는데 정말 잘됬네"
일단 키리츠구는 아이리스필의 말에 동의하는 눈치였고 이리야스필도 그닥 반대는 안하는 눈치였다. 비록 제법 시간이 들었지만 어머니와 재회하는데 성공했고 어머니와 함께 있는 지금이 행복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토오사카 린은 지금 이상황을 두고 어버버거렸다.
"에...? 뭐야 그럼 아이리스필 씨가 시로의 어머니가 되면 나에게는...시어머니...? 으아아..."
"마스터 진정해. 뭐 마음은 이해하지만 말이야."
"자 그럼 가족이 된 기념으로 오늘은 가족 외식을 나가는걸로 하겠습니다!"
""'에....?"'"
갑작스런 아이리스필의 가족 외식 선언으로 에미야 저택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시내의 패밀리 레스토랑을 찾았다. 시내로 가는 도중 에미야 시로는 마토 사쿠라를 발견했고 어찌된건지 사쿠라도 일행으로 끼어들어 같이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사쿠라 왜 너까지..."
"어머 언니 돌아오셨다면 돌아왔다고 연락이라도 주셔야 하는거 아니에요?"
"으음...."
시작은 에미야 시로가 모처럼 만났으니 같이 식사라도 하는게 어떻겠냐고 마토 사쿠라에게 제안을 한것이 그 발단이었다. 이에 사쿠라도 제안을 받아들였고 결국 제법 많은수의 사람들이 패밀리 레스토랑에 들어가게 되었다. 사람수가 사람수인만큼 눈에 확 띄었는데 일단 서번트들의 복장은 어떻게든 사복을 구해다 입는걸로 해결을 보았다.
일단 사람수가 많긴해도 에미야 일가의 모습은 근처의 가족들과 별반 다를게 없어보였다. 그렇게 식사를 하던 도중 아이리스필이 장난삼아 에미야 시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시로 이렇게 여자애들이랑 친하게 지내는데 누구랑 사귀는거야?"
"쿨럭! 예...에?"
"아...어버버버...사귄다고? 내가 에미야군이랑...?"
"진정해라 린. 여기서 그런 모습을 보인들 어쩌겠다는거야."
"선배~ 그러고보니 정말로 언니랑 사귀고 있는건가요...?"
뭔가 사쿠라의 눈에서 섬뜩한 기운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에미야 시로로서는 이상황을 어찌 모면할것인가가 가장큰 문제거리였다. 보아하니 아이리스필은 그냥 장난삼아 질문을 던진거 같았지만 어째선가 사쿠라가 반응을 보인것이다. 그리고 이상황을 모면할만한 기회는 어이없게도 아주 쉽게 와버렸다. 식사도중이던 세이버와 랜서 그리고 아쳐가 다른 서번트의 기운을 감지한것이었다.
그건 5차 성배전쟁때 만난 캐스터였다. 진명 메데이아. 콜키스 왕의 딸로 희대의 마녀라 불리는 인물로 신대의 마술사였다. 편법으로 어쌔신을 소환하는등 여러가지 이레귤러한 현상을 일으켜 제법 상대하는데 애를 먹었던 상대였다. 그런 그녀가 마스터인 쿠즈키 소이치로와 함께 등장한것이었다.
"시로 저기 캐스터가..."
"뭐...? 어...저건?'
"이거참 이런데서 콜키스의 마녀와 조우하게 될줄이야...."
"어째서 캐스터가....?"
즐거웠던 가족 외식이 끝난후 캐스터 메데이아와 면식이 있던 에미야 시로 토오사카 린 아쳐 세이버는 캐스터 메데이아에게 가서 질문을 여러개 던졌다.
"이거참 다들 오랜만이네. 요즘 뭔가 마력의 파장이 이상하다 싶더니 성배전쟁이라도 다시 일어난거려나?"
"캐스터 당신은 이번 성배전쟁에 참여하지 않을겁니까?"
"그래 별로 관심도 없고 나는 지금도 행복하니까 더이상 당신들과도 엮일 일은 없을거야. 그건 확실히 보장하지. 하지만....만일 소이치로 님에게 무슨일이 생기게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말이야."
"그런가...그럼 그걸로 됬다. 괜히 붙잡아서 시간을 허비하게 한거같군. 그럼 우리들은 가도록 하지."
"그래...잘가."
캐스터 메데이아는 더이상 성배전쟁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다. 만일 마스터인 쿠즈키 소이치로에게 뭔가 일이 생기게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한편 에미야 일가가 즐겁게 외식을 하고 있을 그무렵 츠바이팀의 리쿠도 레이카는 잭을 데리고 쇼핑을 하러 나왔다. 물론 키시나미와 하쿠노 그리고 길가메시와 BB 멜트릴리스 패션립도 같이 말이다.
리쿠도 레이카의 목적은 잭에게 맞는 사복을 구하기 위함이었다. 이에 별로 할게 없기도 했고 얼터 에고들의 사복이 필요해서 따라 나오게 되었다. 사실상 옷고를 서번트들과 계산을 할 길가메시 사이에서 일어날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서는 키시나미와 하쿠노가 붙어있어야 했기도 하다.
어쩌다보니 잭의 사복까지 같이 사게된 길가메시였으나 워낙 가진돈이 많아서 그냥 쿨하게 넘어갔다. 물론 마스터인 하쿠노의 부탁도 있었고 말이다.
"자 레이나 이거 한번 입어봐."
"알았어 엄마."
"어...? 레이카씨 어쌔신에게 이름을 지어준거에요?"
"그래 진명을 모르는건 아니지만...아무래도 여자아이 이름으로는 조금 그래서 말이야."
"헤에...레이나라...예쁜 이름이네요."
"선배 이옷 어때요? 어울리나요?"
"키시나미...이옷 어때? 나에게 어울려?"
"저기...마스터...? 이옷...저에게 어울리나요?"
"아하하...응 다들 잘어울려."
키시나미는 계속 옷이 자신에게 어울리는가를 물어오는 얼터 에고들의 질문공세를 받아내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리쿠도 레이카는 직접 잭에게 옷을 골라주고 괜찮아 보이는 옷을 몇 벌 골라냈다. 물론 계산은 길가메시의 몫이었다. 갑자기 거금의 금액을 내미는 바람에 옷가게 직원이 놀라서 거스름돈 계산한다고 시간이 좀 걸린거 외에는 그냥 평범한 쇼핑하는 사람들같았다.
리쿠도 레이카와 잭...아니 리쿠도 레이나는 어딜봐도 모녀지간으로 보였다. 어쨌든 마음에 든 옷을 고른 그들은 다시 원래 있던 근거지로 돌아갔다. 여담으로 그들은 옷을 사러오기전에 하쿠노의 교복과 같은 옷을 입고 있었는데 얼마전에 쇼핑계획을 세워놓고 아쳐에게 투영스킬로 하쿠노의 교복을 복제해달라고 부탁을 했기 때문이다. 아쳐는 약간 어이없어 하면서도 각자의 체형을 고려하여 완벽하게 복제를 해내었다. 잭도 그렇고 얼터에고도 그렇고 소환당시에 입고 있던 옷은 여러가지로 공공장소에는 맞지 않은 그런 복장이었던 것이다.
그 이후 로드 엘멜로이 2세와 리쿠도 레이카는 각자의 아군과 리더의 설득에 나섰다. 아인팀의 리더 키리사키 렌은 로드 엘멜로이 2세의 의견에 찬동했고 아인팀의 다른 멤버들도 그말에 찬성을 해서 쉽게 해결이 났는데 문제는 츠바이팀이었다. 츠바이팀의 리더 텐죠인 리카가 동맹을 맺는거에 반대를 했기 때문이다. 그외에 츠바이팀 멤버들은 리쿠도 레이카가 가져온 동맹제안에 찬성했다.
"어째서 아인팀과 동맹같은걸 맺어야 되는거죠?"
"그게 제일 지금 상황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이기 때문이야. 그럼 리더 묻겠는데 지금 내가 내놓은 안 보다 더 나은 제안 있어?"
"그건..."
"리더. 레이카씨의 의견은 맞는 말이야. 어차피 저들도 우리도 단독으로 저 벚나무에 돌입하면 얻는것보다는 잃는게 더 많아. 그렇다면 여기서는 힘을 합쳐야 하는걸로 보는데?"
엔도 사야의 지원사격이 이어졌고 결국 츠바이팀의 리더 텐죠인 리카도 이 동맹을 맺자는 제안을 수락해버렸다. 본인은 영 마뜩찮아 했지만 다수결로 정해진거라 그냥 따르기로 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심판역인 카렌 오르텐시아 수녀는 두팀의 동맹을 아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동맹조인식의 참관과 사회를 보는것을 수락했다. 사실 성당교회로서도 갑자기 나타난 벚나무의 탐사에는 마술협회랑 연합해야 하지 않나로 제법 내부에서 말이 많았던 모양인데 성배전쟁 참가자들이 자진해서 동맹을 맺어 탐사를 진행한다하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공식적으로 아인팀과 츠바이팀의 동맹이 맺어졌고 빠른시일내에 벚나무 공략전에 돌입했다. 그렇게 작전당일. 신토의 벚나무 근처에 모인 아인팀과 츠바이팀은 과거 사쿠라 미궁이라는 이 벚나무에 도전한적이 있던 키시나미와 하쿠노의 조언을 듣고 바로 벚나무에 돌입하기로 했다.
"사쿠라미궁...즉 저 벚나무는 내부에 진짜 미궁이라 불릴정도로 방대한 던전이 있어요. 3층 단위로 센티넬이라고 불리는 존재들이 존재하고 던전내에는 에너미라 불리는 적들도 존재하죠."
"게다가 어느 층에는 함정...같은것들도 존재하고..무엇보다 각 센티넬들의 마음의 벽...실드라고 불리는 것도 존재하고...여튼 조심해서 진행하지 않으면 위험해요."
"하지만...솔직히 말해서 지금 저희도 저 미궁이 저희들의 기억속의 그것인지는 확신을 못하겠어요. 센티넬들은 전부다 소녀들이었어요. 센티넬로 쓸만한 소녀를 그렇게 쉽게 구하진 못할텐데..."
결국 던전안에서는 함부로 산개하지 말고 다같이 움직이자는 것으로 다들 말을 맞추고 돌입한 아인 츠바이 동맹군은 내부로 들어가자마자 에너미들의 공격을 받았다.
"하하하 에너미들 오랜만에 보는구나 좋아 그럼 청소를 시작해 보실까?"
"길 너무 들뜨다 길 잃어버리면 안된다?"
"엘키두여 대체 네녀석은 짐을 뭘로 보는게냐!"
일단 미궁내부에 돌입한 동맹군은 어렵지 않게 에너미들을 문자 그대로 쓸어버리며 나아갔다.
사쿠라 미궁을 경험해본적 없는 서번트들도 에너미들을 하나하나 쓰러트려 나아가며 미궁 1층의 절반을 쓸어버리며 나아가던 아인 츠바이 동맹군들은 중간에 진격을 멈춰야 했다. 에너미들이 거의 무한정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던것이다. 이것이 바로 키시나미와 하쿠노가 말했던 함정일까.
"크윽! 이녀석들 베어도베어도 끝이 없구나 하쿠노여 이런 함정이 전에도 있었던가?"
"이런 함정은 처음보는 함정인데...길가메시 뒤 조심해!"
"잡종따위가 짐의 몸에 손을 대려는것인가 그 잘못 죽음으로서 갚아라!"
전력면에서는 동맹군의 전력이 아주 높았다. 에너미들은 아직 미궁 1층이라 그런가 개체 하나하나의 능력은 보잘것 없었지만 무한정 쏟아져 나온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다들 내색은 안하고 있었지만 벌써 3시간째 계속 쏟아져나오는 에너미를 상대하고 있어서 지쳤을것이다. 설령 지치지는 않아도 시간이 가면 갈수록 소모하는 마력의 양도 많아지고 그렇게되면 마스터의 몸상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갈것이다.
키리사키 렌은 특기인 무술로 에너미들을 하나둘 격파해나갔으나 끝도없이 몰려오는 에너미들을 보고 있자니 한숨만 절로 나올뿐이었다. 그러다 틈을 보였고 일부의 에너미가 렌을 노리고 덤벼들었으나 세이버가 나서서 에너미를 칼로 베어 소멸시켰다.
"렌 괜찮은겁니까?"
"아...세이버 미안해 잠시 생각좀 하느라고..."
'크윽 이대로 가다간 우리쪽이 당하겠어 어쩌지....?'
이대로 가다간 리더로서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할 때가 올지도 모른다. 미궁의 첫층부터 함정에 걸리다니...상황은 여러가지로 좋지 않았다. 한편 그순간 허공에서 밝은 빛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주변에 노란색의 입자가 흩날리면서 동맹군을 감싸안았다.
"뭐...지? 이 빛은.... 따뜻해...."
"무슨일이 일어난거지?"
얼마뒤 허공에 갑주를 갖춰입고 허리춤에는 한자루의 검을 그리고 손에는 커다란 깃발을 든 한명의 소녀가 나타났다. 그소녀는 인간이 아니었다. 왜냐햐면 그녀에게서는 서번트 반응이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소녀는 착지함과 동시에 그 커다란 깃발을 휘둘렀다.
그러자 아주 신기하게도 수많은 에너미들이 그대로 소멸해버렸다. 문제는 소멸된 만큼의 에너미들이 다시 리젠되었다는 것.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소녀는 몇번이고 에너미를 소멸시켰다. 그중 어느 에너미는 소녀의 뒤를 노리고 백어택을 시도하려 했는데 소녀가 눈치를 챘을때는 이미 공격을 막을만한 방법은 없었다. 그순간 어디선가 불꽃이 날아와 그 에너미를 통째로 소멸시켰고 다들 돌아보니 불꽃이 날아온 방향에서는 먼저 나타난 소녀와 세부적인 색상만 다를뿐 똑같이 생긴 또 한명의 소녀가 서있었다.
동맹군은 놀라서 그 두 소녀를 바라보고 경계하고 있었다. 그녀들이 서번트라는건 확실하다 그러나 그녀들의 클래스를 알만한 방법이 없었다. 그녀들이 아군이라면 상관없어도 적이라면 이건 큰일이다. 무한정 나오는 에너미와 함께 두 소녀 서번트를 상대하는건 아주 힘든일이 될것이다.
"정말이지 당신 너무 무방비하지 않아? 그러니까 이런 송사리에게 뒤쪽을 내주지."
"당신까지 소환된겁니까? 어째서..."
"당신들은 서번트 같은데...우리들의 적인가 아니면 아군인가 그것부터 좀 밝혀줬으면 하는데?'
로드 엘멜로이 2세가 모두를 대표해서 두 소녀 서번트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나중에 등장했던 소녀가 생각났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아 그러고보니 우리들의 자기소개 늦었군요."
"그러네요. 우선 저는 룰러. 진명은 잔 다르크입니다. 이번 성배전쟁의 감독을 위해 성배에게 선택받았습니다."
"난 어벤져. 진명은 잔 다르크. 저 룰러와는 동일인물이지만 잔다르크 얼터라고 불러주시면 고맙겠네요."
"룰러...에 어벤져라고?"
다들 술렁이기 시작했다. 룰러와 어벤져. 둘다 기존의 7클래스와는 별개로 존재하는 엑스트라 클래스에 속하는 자들이다. 그리고 잔다르크라면 실제 역사에서 프랑스를 구한 구국의 성녀가 아닌가? 근데 어째서 룰러라면 모르겠는데 동일인물이 어벤져로도 소환이 된것인가.....
자세한건 모르겠지만 이번 성배전쟁은 원래 일어나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이러한 이레귤러한 현상황에 비춰보면 말이 아예 안되는건 아니었지만 솔직히 놀랄수밖에 없는 상황인건 확실했다.
"룰러는 성배전쟁을 감독하기 위한 재정자의 영령. 그렇기에 저는 여러분들의 편입니다."
"그렇지만....그럼 저기있는 어벤져는 어쩔생각이지?"
"저도 일단은 여러분들을 도와주겠어요. 성배전쟁을 방해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어벤져의 말을 믿어야하는가 안믿어야 하는가는 나중으로 미루기로 동맹군의 수뇌부는 결정을 내렸다. 지금 상황에서는 그녀들의 도움없이 이 함정을 무너트리기란 힘들기 때문이었다.
두명의 잔다르크가 합세하자 에너미들은 간단하게 쓸려나갔고 결국 함정도 해제되었다. 아마도 한번에 쓸어버릴수 있는것은 룰러 클래스의 힘때문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그리고 룰러의 제안에 따라 동맹군을 후퇴를 하기로 했다. 모두다 무한정 리젠되는 에너미와의 싸움으로 상당히 지쳐있었기 때문이었다. 갑자기 나타난 룰러와 어벤져로 뭐가 뭔지 감이 안오는 상황에서 동맹군은 다시한번 혼란에 빠졌다. 그것은 미궁의 입구 근처에 도착했을때 일어났다. 이상한 마력 파장과 함께 허공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무언가가 금이간 공간 사이로 동맹군 정확히는 츠바이팀의 키시나미를 향해 낙하하기 시작했다.
"주자여~~~~!"
"주인니이이이이임~~~!"
키시나미에게 주자 혹은 주인님이라는 모르는사람이 들으면 오해할만한 호칭을 날린 자는 두명의 소녀였다. 키시나미를 주자라고 부른 여자는 금발에 화려한 붉은색 드레스로 몸을 두르고 있었고 주인님이라 부른 여자는 파란색의 일본식 복장에 분홍색머리에 여우의 것으로 보이는 귀와 꼬리가 달려있었다. 둘다 서번트반응을 내고 있었고 보아하니 키시나미와 뭔가 면식이 있어 보였다.
순간 다들 긴장하며 전투 태세를 취했다. 만일 적이라면 싸워야 하니 말이다.
"저기...다들 긴장 푸셔도 되요. 여기있는 서번트들은 저랑 예전에 같이 싸웠던 동료입니다."
"동료...?"
"주자여 그리고 얼터에고까지...어떻게 된게냐 주자! 갑자기 말도 없이 사라져서 짐이 한참을 그대를 찾으러 돌아다녔지 않느냐!"
"하하...미안 세이버."
"정말이지 주인님도 참 걱정했잖아요! 그래도 이렇게 주인님을 만나서 다행이에요. 저기 황제님? 좀 떨어져주시겠어요? 지금은 저랑 주인님의 러브러브한 상봉타임이라구요!"
"그건 내가 할말이다 이 여우! 당장 주자에게서 떨어지거라!"
"하하...진정해 둘다...그런데 어떻게 이곳으로 오게된거야?"
"남편이 어디있든 따라가는게 아내의 의무. 주인님을 향한 사랑 그하나만으로 모든것을 뚫고 이곳으로 온것이랍니다! 아...물론 쓸데없는게 같이 따라왔지만요..."
"이 여우 캐스터가! 그 쓸데없는거라는건 짐을 말하는것이더냐?"
"어머...자각이 빠르시네요? 그럼 얼른 떨어져주세요."
"므므므....짐도 주자를 엄청 걱정했단 말이다! 떨어져야할건 바로 너다!"
이런식으로 갑자기 등장한 세이버와 캐스터의 싸움을 지켜보던 동맹군은 일단 철수하기로 했다. 그런데 갑자기 난입한 세이버는 어딘가 렌의 서번트와 비슷해 보였다. 일단 다른 인물인거같긴한데...자세한건 나중에 알아보기로 하였다. 그렇게 첫 공략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일단 모두들 지쳤기에 훗날 날을 잡아 제대로된 작전회의를 가지기로 하고 모두들 각자의 근거지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