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키리사키 렌, 텐죠인 리카, 엔도 사야 이 3인의 마스터가 서번트 소환에 성공하고난후 시계탑 3인방 역시 서번트가 소환되었다는 징후를 캐치하고는 그건으로 에미야 시로의 집에 모여서 대책회의를 가졌다.
"꽤 빠르군 벌써부터 서번트를 소환자가 3인이나 나오다니....."
"소환된 서번트가 무슨 클래스인지는 알수 없나요?"
"...아직은 어떤 클래스의 서번트가 소환됬는지는 알수가 없다네. 하지만....우리들도 얼른 서번트를 소환해야겠군. 자네들도 알다시피 이번 성배전쟁 자체가 이레귤러한 상황에서 열리게 된거다. 조심해서 나쁠건 없겠지."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말에 린이 심각한 얼굴이 되었다. 그렇다 솔직히 이번 성배전쟁은 일어나서는 안되었던 것이다. 확실히 이 상황은 이레귤러하며 그렇기에 조심해서 나쁠것은 없다.
시계탑에서 파견된 3인의 공통점은 전원 지난 성배전쟁에 참여한적이 있으며 살아남았다는 점이다. 이 성배전쟁이 기존의 성배전쟁이었다면 이들에게는 유리한 점이 있었을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성배전쟁이 아닌 이레귤러한 성배전쟁이라면 지금과는 다른 점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러한 진지한 대화에 에미야 시로는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저기 저는 딱히 준비한 촉매가 없는데 어떡하죠?"
"...자네 대체 지난번 성배전쟁때는 어떻게 살아남은겐가?"
질린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휘젓는 로드 엘멜로이 2세. 우선 로드 엘멜로이 2세에게는 촉매로 쓸 물건이 존재한다. 린도 또한 촉매로 쓸만한걸 가지고 왔을것이다. 하지만 로드 엘멜로이 2세에게는 이럴때를 대비해 준비해온게 있었다.
"후우...혹시나 싶어서 준비를 해오긴 했는데 정말 다행이군. 미스터 에미야 이걸 잠시 보도록."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슈트 케이스에서 무언가를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그것은 검은색의 오래된 투구였다. 연대는 알수 없으나 상당한 내력이 느껴지는 투구였다. 린 또한 그 투구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교수님 이건 대체...?"
"내 제자중에 자신이 발견한걸 감정해달라고 보내오는 녀석이 있어서 말이지. 그 제자가 오래전에 보내온걸세. 듣자하니 아서왕이 생전에 썼던 투구라더군."
"아...아서왕이요?"
잠자코 있던 에미야 시로의 눈이 크게 떠졌다.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지난 5차 성배전쟁때 미숙한 마술사용자였던 자신을 마스터로 모시던 금발머리의 소녀기사가 스쳐지나갔다.
"언제나 있던 일이기에 그냥 내팽겨쳐두었지만.... 혹시나 싶어서 준비를 해왔다네. 미스터 에미야 괜찮다면 이거라도 쓰게나."
"아...예 감사합니다. "
아서왕. 아르토리아 펜드래건은 에미야 시로에게 있어 큰 의미를 가진 이름이다. 지난번 5차 성배전쟁에서는 같이 싸운 파트너였다. 5차 전쟁이 끝난 이후로 절대로 만나지 못할것 같았는데....어쩌면 이런 이레귤러한 전장에서 다시 그녀와 조우해 같이 싸우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에미야 시로는 약간 기대를 품고 있었다. 또 다시 토오사카 린과 적대 마스터로서 만나게되었으나 그래도 이번에도 어떻게든 헤쳐 나가리라....그래 지난번처럼.....
일단 헤어져 각자 의식의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에미야 시로는 슬슬 약속시간이 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로드 엘멜로이 2세가 남기고 간 아서왕의 투구를 만지작 거리고 있을뿐이었다.
달빛에 젖은 흑색의 금속이 기분좋은 차가움을 양손에 남긴다. 그리고 시계를 보았을때 자신이 해야할 일을 까먹었었다는걸 깨닫고 허둥지둥 준비한다.
소환진은 린이 그려주고 갔다. 과거 아서왕을 소환했던 창고로 가 준비를 한다. 주문은 이미 외워두었다. 이제 마력을 돌려 주문영창을 하면 된다. 마술회로가 발동하고 이제 그의 몸은 마력을 흘려보내기 위한 통로로 변하였다.
채워라, 채워라, 채워라, 채워라, 채워라.
반복할 때마다 다섯번 그저 채워지는 때를 파각하라.
소재로 은과 철, 기초에 돌과 계약의 대공 고하는것은 츠바이
내려서는 바람에 벽을, 사방의 문은 닫고,
왕관에서 나와, 왕국에 이르는 세갈래 길은 순환하라
.........
한편 토오사카 저택에서도 린이 서번트 소환을 위한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영창이 조금 달랐다.
..........
고한다
그대의 몸은 내 아래에, 내 명운은 그대의 검에,
성배의 의지에 따라 이 뜻 , 이 이치를 따른다면 응하라
.........
한편 그시각 로드 엘멜로이 2세 또한 서번트 소환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소환진이 엄청난 빛과 함께 광풍을 몰아온다.
.......
나는 영원히 모든 선을 이루는자 , 나는 영원히 모든 악을 누르는자
그대는 삼대 언령을 두르는 일곱하늘,
........
에미야 저택.
창고에서 시작된 서번트 소환의식은 드디어 끝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시로의 입에서 소환주문의 마지막 구절이 영창된다.
.........
억지의 고리로부터 오라, 천칭의 수호자여!
굉음. 그와 동시에 엄청난 빛이 눈앞을 가린다. 그리고 그 빛이 사라지고나서도 한참 눈앞이 침침했다. 이윽고 시력을 되찾은 에미야 시로의 눈앞에 자욱한 연기 너머 진의 중간. 서번트가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하지만......
"......"
검은 갑옷으로 전신을 무장했으나 그 굴곡으로 보건데 여성인건 확실했다. 다만 그의 기억의 세이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의 기억속 아서왕은 푸른색 드레스에 모래시계형 건틀렛, 간소한 흉갑, 그리브와 보이지 않는 검을 장비한 금발의 소녀기사였다.
그러나 뭔가 이질적인 느낌이 드는 뾰족한 면이 돋보이는 특이한 갑옷의 검은기사는 그가 아는 아서왕의 모습과는 너무나 떨어져있었다. 키또한 그렇다. 지금 눈앞의 기사는 기억속의 아서왕보다 키가 더컸다.
"묻겠다. 그대가 나를 소환한 마스터인가?"
갑자기 물어오는 흑기사. 그 목소리는 확실히 여자였다. 그리고 기억속의 소녀와 너무나도 닮은 목소리.....
"...그래 내가 바로 너의 마스터다. 저...혹시 물어보고싶은게 있는데.....너 세이버...지?"
그러자 눈앞의 서번트는 무슨 소리를 하느냐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투구를 벗었다.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 어째서 내가 세이버라고 생각하는거지? 아...그렇군 무기를 보여주지 않았나?"
투구를 벗은 맨얼굴은 약간 차이는 있어도 기억속의 아서왕 아르토리아와 거의 똑같았다.
"....!"
검은 기사는 허공에 대고 손을 한번 흔들더니 거대한 크기의 랜스를 현현시켰다.
랜스(Lance). 흔히 중세시대에 말에 탑승한 기사들이 썼던 마상용창이었다. 그야말로 마상창병(Lancer)라고 할만했다.
"자 봐라 이 창을. 나는 랜서다. 앞으로 잘부탁한다 마스터. 아 그렇지 그대의 이름을 알려주지 않겠나?"
그 랜스에는 붉은색의 가시돌기 같은게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그 창을 바라보던 시로는 그제서야 랜서를 쳐다본다.
"...내이름까지 까먹은건가..."
"뭔소리냐 나는 오늘 너를 처음보는거다만?"
시로는 당연히 그런말을 할수 밖에 없었다. 지금 그의 시야에는 자신이 소환한 서번트의 스테이터스화면이 보여지고 있었는데 진명란에 이렇게 적혀있었던 것이다.
[아르토리아 팬드래건]
"....뭐 됬어. 내 이름은 에미야 시로. 그냥 시로라고 불러줘."
"시로....라 어디선가 들어본적이 있는것 같기도 하군...뭐 좋아 그럼 잘 부탁한다."
건틀렛을 낀채로 랜서가 손을 내밀자 시로도 그손을 잡는다. 지금 시로는 머릿속이 혼잡하다.
상대는 아르토리아 팬드래건이다. 과거 자신이 소환했던 그 서번트가 맞을것이다. 다만 클래스가 다를뿐.... 그런데 자신을 기억 못하다니.....
한편 그시각 토오사카 저택.
자욱한 연기때문에 켁켁대는 토오사카 린. 이번에 그녀가 사용한 촉매는 과거 5차성배전쟁때 썼던 팬던트였다. 그리고 거기에 응해 소환된 자는.......
"제법 오랜만에 보는것 같다만.....린 괜찮은거냐?"
"콜록콜록! 으으....역시 네가 소환된거야? 아쳐."
"뭐 그렇지 이번에는 이왕 소환된거 성배를 손에 넣도록 노력해보겠어 근데...약간 내가 아는 성배랑 틀린거같군."
"역시..너도 그렇게 생각해? 지금 이번 성배전쟁은 이레귤러 사태야. 시작되어서는 안될 성배전쟁이 시작된거라고."
"그런가...뭐 좋아 일단 자세한 이야기는 자리를 옮겨서 들어볼까?"
아주 익숙하게 소환진이 준비되어있던 지하실에서 나가는 출구로 걸어나가는 붉은 궁병을 향해 린은 고개를 저으면서 따라가기 시작했다.
한편 로드 엘멜로이 2세 또한 서번트 소환을 끝마친 상태였다. 결론적으로 그는 그가 원했던 서번트의 소환에 성공했다. 그것은 장신의 거한. 붉은 머리를 가진 서번트였다.
"....오랜만이구나 웨이버. 많이 컸구만."
"뭐 10년이나 흘렀으니 말이지....그나저나 10년전이랑 변화가 하나도 없군. 정복왕."
이렇게 시계탑에서 파견된 3인도 서번트 소환에 성공하였다. 다음에는 어떤 마스터가 나타날것인가....